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D램을 쌓는데, 엔비디아는 유독 하이닉스 제품만 선수금까지 주며 사갔습니다.
비밀은 D램 자체가 아니라 D램을 붙이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같은 칩을 쌓아도 사이를 뭘로 채우느냐에 따라 열 성능이 10℃ 이상 벌어집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술을 시도했지만, 핵심 소재부터 막혔습니다.
그 기술이 MR-MUF입니다. 삼성의 TC-NCF와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지, 왜 삼성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구조인지 3분이면 파악됩니다.
목차
- HBM 패키징이 중요한 이유
- MR-MUF란? 원리와 구조
- 삼성 TC-NCF란? 원리와 구조
- MR-MUF vs TC-NCF 핵심 차이 5가지
- 삼성이 MR-MUF를 못 쓰는 이유
- 차세대 패키징 기술, 하이브리드 본딩
1. HBM 패키징이 중요한 이유
HBM 성능을 가르는 건 D램 칩이 아니라 칩을 쌓는 패키징 기술입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은 D램 칩을 8개, 12개, 16개씩 수직으로 쌓아 만듭니다. 칩 사이에 TSV(실리콘관통전극)라는 미세한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마이크로 범프라는 초소형 돌기로 물리적으로 접합합니다.
문제는 칩을 많이 쌓을수록 생기는 발열과 휨 현상입니다. 칩 사이 간격은 수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데, 여기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제품 자체가 불량이 됩니다. 이 좁은 틈을 뭘로, 어떻게 채우느냐가 바로 패키징 기술의 핵심입니다.
현재 양대 진영이 나뉘어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MR-MUF, 삼성전자의 TC-NCF입니다.
2. MR-MUF란? 원리와 구조
MR-MUF는 액체 소재로 칩 사이를 채우는 방식입니다.
MR-MUF는 Mass Reflow - Molded Underfill의 약자입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HBM 제품에 적용한 독자 패키징 기술입니다.
공정 순서
STEP 1. 칩 적층 D램 칩을 필름 없이 마이크로 범프끼리만 가접합합니다. 칩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상태입니다.
STEP 2. 일괄 열처리(Mass Reflow) 여러 디바이스를 한꺼번에 오븐에 넣어 열을 가합니다. 솔더가 녹으면서 범프가 접합됩니다. 한 번에 여러 개를 처리하기 때문에 "Mass"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STEP 3. 언더필 주입(Molded Underfill) 접합이 끝난 칩 사이 빈 공간에 EMC(에폭시몰딩컴파운드)라는 액체 소재를 주입합니다. EMC가 빈틈없이 퍼지면서 칩을 고정하고, 절연하고, 열을 방출하는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 핵심 포인트: 액체 소재가 칩 사이를 빈 공간 없이 채우기 때문에 열전도 경로가 끊기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기술로 경쟁사 대비 열 방출 성능을 10℃ 이상 향상시켰습니다.


3. 삼성 TC-NCF란? 원리와 구조
TC-NCF는 필름 소재로 칩 사이를 접합하는 방식입니다.
TC-NCF는 Thermal Compression - Non-Conductive Film의 약자입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HBM 제조에 사용해온 패키징 기술입니다.
공정 순서
STEP 1. 필름 부착 D램 칩 사이에 NCF(비전도성 접착 필름)를 깔아놓습니다. NCF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 필름으로, 접착제 겸 유전체 역할을 합니다.
STEP 2. 열압착 본딩(Thermal Compression) 위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필름을 녹이면서 칩을 접합합니다. NCF가 고온에서 녹으면서 범프와 범프를 연결하고, 칩 사이를 고정합니다.
STEP 3. 한 층씩 반복 칩을 한 층 올릴 때마다 필름 부착과 열압착을 반복합니다. 칩 하나하나를 순서대로 눌러 붙이는 구조입니다.
💡 핵심 포인트: 필름을 직접 맞대고 눌러 붙이기 때문에 접합 강도가 높습니다. 외부 충격이나 온도 변화에 강하고, 미세한 간격으로도 접합이 가능합니다.
삼성전자는 2026년 HBM4에도 성능을 고도화한 어드밴스드 TC-NCF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NCF 소재의 두께를 낮추고 칩 간격을 줄여 열 특성을 개선한 버전입니다.
4. MR-MUF vs TC-NCF 핵심 차이 5가지
두 기술의 차이는 한 마디로 "액체 vs 필름"입니다.
차이 1. 충전 방식
- MR-MUF: 칩을 먼저 쌓고, 나중에 액체(EMC)를 주입
- TC-NCF: 칩을 쌓을 때마다 필름(NCF)을 깔고 눌러 접합
차이 2. 열 방출 성능
- MR-MUF: EMC가 빈 공간 없이 채워져 열전도율이 NCF 대비 약 2배
- TC-NCF: 필름 특성상 미세한 기포·빈틈이 남을 수 있어 열 방출에 불리
- SK하이닉스는 MR-MUF 적용 후 방열 성능을 30% 이상 향상시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차이 3. 생산 속도
- MR-MUF: 가접합 후 일괄 처리 → 공정 단계가 적고 속도가 빠름
- TC-NCF: 칩 한 층마다 필름 부착·열압착 반복 → 상대적으로 느림
차이 4. 수율(양품률)
- MR-MUF: SK하이닉스 HBM3E 기준 수율 약 80% 수준(공식 발표)
- TC-NCF: 삼성전자의 수율은 비공개이나, 업계에서는 MR-MUF 대비 낮은 것으로 평가
차이 5. 구조적 강도
- MR-MUF: 칩 휨(워피지)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칩 제어 기술과 신규 보호재로 보완
- TC-NCF: 열과 압력으로 직접 눌러 접합해 구조적 안정성이 높음, 고집적화·소형화에 유리
⚠️ 정리하면, MR-MUF는 열 방출과 생산성에서 우세하고, TC-NCF는 접합 강도와 미세 간격 대응에서 우세합니다. 현재까지는 HBM에서 발열 제어가 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MR-MUF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5. 삼성이 MR-MUF를 못 쓰는 이유
삼성전자도 MR-MUF를 시도했지만, 소재·설비·특허 3중 장벽에 막혔습니다.
장벽 1. 핵심 소재 독점 계약
MR-MUF의 핵심은 칩 사이를 채우는 EMC 언더필 소재입니다. 이 소재는 일본 나믹스(NAMICS)가 SK하이닉스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나믹스로부터 같은 소재를 구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일본 나가세 등을 통해 대체 소재 확보를 시도했으나, 실제 HBM에 적용할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는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업계에서는 나믹스 수준의 성능을 달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벽 2. 기존 설비 투자
삼성전자는 이미 TC-NCF 기반으로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마친 상태입니다. MR-MUF로 전환하려면 장비와 금형을 전면 교체해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재 전환부터 공정 환경 구축까지 최소 1년 이상 소요됩니다. 치열한 HBM 경쟁 상황에서 1년은 사실상 시장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장벽 3. 특화 기술 축적
SK하이닉스는 MR-MUF 공정 개발을 나믹스와 함께 진행하며 소재·장비·금형 제어 기술에 대한 특허와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MR-MUF 도입 후 초기 60~70% 수준이었던 후공정 수율을 80% 근처까지 끌어올린 것도 수년간의 미세 조정 결과입니다. 소재만 확보한다고 바로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 결국 삼성전자는 MR-MUF 전환 대신 NCF 성능 고도화(Advanced TC-NCF)와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선제 도입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습니다.


6. 차세대 패키징 기술, 하이브리드 본딩
20단 이상 적층 시대가 오면, MR-MUF와 TC-NCF 모두 한계에 부딪힙니다.
현재 HBM4의 JEDEC 표준 높이는 775μm입니다. 기존 720μm에서 완화되면서 16단까지는 MR-MUF와 TC-NCF 모두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20단·24단으로 가면 마이크로 범프 자체가 차지하는 두께가 문제됩니다.
하이브리드 본딩이란?
범프 없이 구리(Cu) 배선을 직접 맞붙이는 기술입니다. 범프를 없애면 칩 간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더 많은 칩을 쌓을 수 있고, 입출력(I/O) 밀도도 대폭 높일 수 있습니다.
양사의 전략은 완전히 갈렸습니다.
[SK하이닉스: 안정 우선]
- HBM4 16단까지 어드밴스드 MR-MUF 유지
- 2026년 2월 세미콘코리아에서 이강욱 부사장이 "20단 이상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
- 하이브리드 본딩은 병행 개발 중이나, 당장은 MR-MUF 고도화에 집중
[삼성전자: 도전 우선]
- HBM4까지는 어드밴스드 TC-NCF 유지
- HBM4E(7세대)부터 카파 투 카파 본딩(구리 직접 접합) 도입 계획
- MR-MUF에서 뒤처진 만큼, 차세대 기술에서 먼저 치고 나가 역전하겠다는 전략
⚠️ 다만 하이브리드 본딩은 35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고, 양산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기술 완성도와 수율 안정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MR-MUF와 삼성전자의 TC-NCF 패키징 기술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 MR-MUF는 액체 EMC로 칩 사이를 빈틈없이 채워 열 방출과 생산성에서 우세하며, SK하이닉스가 HBM 1위를 차지한 핵심 기술
- 삼성전자는 소재 독점·설비 전환 부담으로 MR-MUF 도입이 어려워 NCF 고도화 + 하이브리드 본딩 선제 도입 전략을 추진 중
- 20단 이상 적층 시대에는 양사 모두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며, 이 전환 시점이 HBM 시장 판도를 다시 흔들 변수
HBM 패키징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관련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양사의 패키징 기술 로드맵과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 시점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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