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주 공시가 뜨면 주가가 뜁니다.
그런데 같은 날 자사주 공시를 낸 두 종목이 있었습니다. 한 종목은 8% 급등, 다른 종목은 5% 급락했습니다. 공시 제목은 둘 다 '자기주식 결정'이었습니다.
차이는 딱 한 글자였습니다. 하나는 소각, 하나는 처분. 소각은 주식을 없애는 것이고, 처분은 다시 파는 것입니다. 같은 자사주인데 시장의 반응이 정반대입니다.
소각과 처분이 왜 반대 결과를 만드는지, 공시에서 어떤 단어를 봐야 하는지 3분이면 파악됩니다.
목차
- 소각과 처분, 한 줄 요약
- 자사주 소각이 호재인 이유
- 자사주 처분이 악재인 이유
- 소각·처분 핵심 차이 비교
- 공시에서 소각과 처분 구분하는 법
- 3차 상법 개정 이후 달라지는 점
1. 소각과 처분, 한 줄 요약
소각은 주식을 없애는 것, 처분은 다시 파는 것입니다.
회사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 자사주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갈립니다.
- 소각: 보유 중인 자사주를 아예 소멸시킴 → 발행주식 수 감소 → 기존 주주 가치 상승
- 처분: 보유 중인 자사주를 시장에 다시 매각 → 유통 주식 수 증가 → 기존 주주 가치 희석
같은 자사주에서 출발하지만, 도착지가 정반대입니다. 투자자라면 공시가 뜰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소각인지 처분인지"입니다.
2. 자사주 소각이 호재인 이유
소각은 파이 조각 수를 줄여서 내 조각을 키우는 것입니다.
발행주식 1억 주인 회사가 1,000만 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총수가 9,000만 주로 줄어듭니다. 회사의 이익은 그대로인데 나눠야 할 주식 수가 줄었으니, 주당순이익(EPS)이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EPS 변화 예시]
- 순이익 1,000억 원 가정
- 소각 전: 1,000억 ÷ 1억 주 = 1,000원
- 소각 후: 1,000억 ÷ 9,000만 주 = 1,111원
- EPS 상승률: 약 11%
소각이 매입보다 더 강한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매입한 자사주는 언제든 다시 팔 수 있지만, 소각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 주식은 영원히 시장에 나오지 않습니다"라는 확정적 신호이기 때문에, 시장 신뢰도가 매입보다 훨씬 높습니다.
💡 소각의 3가지 효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주당순이익(EPS) 상승
- 주당순자산(BPS) 변화에 따른 주가 재평가
- "다시 팔지 않겠다"는 주주환원 의지 확인


3. 자사주 처분이 악재인 이유
처분은 금고에 잠자던 주식을 시장에 다시 풀어놓는 것입니다.
회사 금고에 보관 중이던 자사주가 시장에 나오면 유통 물량이 늘어납니다. 주식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느는 구조이므로, 주가에는 하락 압력이 됩니다.
그런데 처분이 악재인 진짜 이유는 물량 문제만이 아닙니다. 의결권 부활이 핵심입니다.
[처분의 숨은 효과]
- 자사주는 의결권이 정지된 상태입니다
- 처분되는 순간, 그 주식에 의결권이 되살아납니다
- 회사가 특정 우호 세력에게 자사주를 처분하면, 그 세력의 의결권이 늘어납니다
- 결과적으로 일반 주주의 의결권 비율이 줄어듭니다
⚠️ 이 때문에 자사주 처분은 단순한 물량 출회를 넘어 지배구조 변동 이슈로 이어집니다. 그동안 일부 기업에서는 자사주를 총수 일가나 우호 지분에 넘겨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이 관행을 차단하려는 것이 바로 이 배경입니다.
처분이 항상 악재는 아닌 경우
다만 모든 처분이 악재인 것은 아닙니다.
- 우리사주 지급 목적 처분: 임직원에게 주식을 배분하는 것으로, 시장 물량 출회가 아닌 내부 배분
- 주주 균등 처분: 모든 주주에게 보유 비율대로 균등하게 처분하는 경우, 지분 희석 효과가 제한적
💡 핵심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처분하느냐"입니다. 공시에서 처분 상대방과 목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소각·처분 핵심 차이 비교
같은 자사주에서 출발하지만 결과가 정반대입니다.
[자사주 소각]
- 주식을 소멸시킴
- 발행주식 총수: 감소
- 유통 주식 수: 감소
- 의결권 영향: 없음 (주식 자체가 사라짐)
- 주당순이익(EPS): 상승
- 되돌릴 수 있나: 불가능
- 주가 영향: 호재
- 시장 신호: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
[자사주 처분]
- 주식을 시장에 매각
- 발행주식 총수: 변동 없음
- 유통 주식 수: 증가
- 의결권 영향: 처분된 주식에 의결권 부활
- 주당순이익(EPS): 변동 없음 (희석 효과 발생)
- 되돌릴 수 있나: 해당 없음
- 주가 영향: 악재 (대부분의 경우)
- 시장 신호: "현금이 필요하다" 또는 "지분 구조를 바꾸겠다"
📌 투자자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차이는 EPS 효과와 의결권 영향입니다. 소각은 EPS를 올리고 의결권 이슈가 없지만, 처분은 EPS에 기여하지 못하면서 의결권 구조까지 흔들 수 있습니다.
5. 공시에서 소각과 처분 구분하는 법
DART 공시 제목만 봐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자사주 관련 공시는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공시 유형별 의미]
- 자기주식 취득 결정: 회사가 자사주를 사겠다는 공시 → 단기 호재
- 자기주식 소각 결정: 보유 자사주를 없애겠다는 공시 → 호재
- 자기주식 처분 결정: 보유 자사주를 시장에 팔겠다는 공시 → 주의 필요
- 자기주식 취득·처분 결과보고서: 실제 집행 결과 보고
처분 공시가 뜨면 반드시 확인할 3가지
STEP 1. 처분 목적 확인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 "경영상 목적" 등 처분 사유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제3자 처분이면 누구에게 파는지 확인합니다.
STEP 2. 처분 수량과 비율 확인 전체 발행주식 대비 몇 %를 처분하는지 봅니다. 비율이 클수록 주가 영향도 큽니다.
STEP 3. 처분 가격 확인 시가 대비 할인된 가격으로 처분하면 기존 주주에게 더 불리합니다. 처분 가격이 현재 주가 대비 크게 낮은지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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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소각과 처분을 동시에 공시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일부는 소각하고 일부는 처분하는 것인데, 이 경우 소각 비율과 처분 비율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소각 비율이 높으면 전체적으로 호재, 처분 비율이 높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6. 3차 상법 개정 이후 달라지는 점
2026년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사주 처분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기존에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었습니다. 총수 일가에게 넘기든, 우호 세력에게 팔든 이사회가 결정하면 그만이었습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이 구조를 완전히 바꿉니다.
[처분 관련 주요 변경사항]
- 자사주 취득 시 1년 이내 소각이 원칙 (처분이 아니라 소각이 디폴트)
- 처분하려면 매년 주주총회 승인 필요
- 처분 시 주주 균등 배분 원칙 적용 (특정인에게만 넘기는 것 금지)
- 자사주를 이용한 교환사채(EB) 발행 완전 금지
- 자사주 질권 설정 금지
⚠️ 가장 큰 변화는 "처분 시 주주 균등 배분 원칙"입니다. 앞으로는 자사주를 처분할 때 신주 발행과 동일한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모든 주주에게 보유 비율에 따라 균등한 기회를 줘야 하므로, 특정 세력에게만 자사주를 넘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기업의 자사주 전략이 단순해집니다. 소각하거나,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제한적으로 활용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사놓고 쌓아두면서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관행은 사라집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자사주 소각과 처분의 핵심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 소각은 주식을 없애서 주당 가치를 높이고, 처분은 주식을 다시 풀어서 가치를 희석시킵니다
- 처분 공시가 뜨면 목적, 수량, 가격 3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3차 상법 개정 이후에는 자사주 처분이 대폭 제한되고, 소각이 원칙이 됩니다
자사주 관련 공시는 DART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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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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